결핵은 기원전 7000년경 석기시대 화석에서 그 흔적이 발견된 이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병입니다. 1882년 독일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결핵의 병원체인 결핵균을 발견해 같은 해 3월 학회에서 발표했습니다. 주로 폐결핵 환자의 미세한 물방울이나 비말핵에 의해 감염되지만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접촉자의 30% 정도가 감염되고, 감염자의 10% 정도가 결핵 환자가 되며, 나머지 90%의 감염자는 평생 건강을 유지합니다. 발병자의 50%는 감염 후 1-2년 이내에 발병하고, 나머지 50%는 그 후 생애 특정 시기, 즉 면역력이 저하되는 시기에 발병합니다. 우리나라 결핵환자 수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핵을 앓고 있습니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결핵환자 수는 36,044명이고, 신규환자 수는 28,161명으로 전체 환자 수와 신규환자 수 모두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증상
일반적으로 폐결핵 환자의 70~80% 정도가 급성 또는 거의 급성(아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는 반드시 폐결핵 환자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증상은 아닙니다. 따라서 결핵으로 인한 증상은 환자 본인이나 의사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기나 다른 폐질환이나 흡연과 관련된 증상으로 쉽게 치료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결핵이 발생하는지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폐결핵의 증상을 호흡기 관련 증상과 호흡기 이외의 전신 증상으로 나눌 때 기침이 가장 흔한 호흡기 증상이며, 객담이나 혈변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혈변은 객혈로 나타나기도 하며, 대개 초기에 비해 질병이 진행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또한 질병이 진행되어 폐의 손상이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흉막이나 심낭이 침범하였을 때 흉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전신 증상으로는 발열, 야간발한, 쇠약감, 신경과민, 식욕부진, 소화불량, 집중력 저하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특히 식욕부진은 환자의 체중감소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성인 폐결핵 환자에서 흔히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는 잦은 기침, 객혈, 발열, 전신 쇠약감과 미열, 체중감소 등이 있습니다.
결핵은 발생 부위(폐, 흉막, 림프절, 척추, 뇌, 신장, 위장관 등)에 따라 증상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림프절 결핵에 걸리면 전신 증상과 함께 목이나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절이 커지면서 통증이나 압통을 느낄 수 있고, 결핵에 걸리면 허리에 통증을 느낄 수 있고, 결핵성 뇌수막염에 걸리면 두통, 구토,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핵은 일반적으로 항결핵제만 잘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완치 여부와 관계없이 결핵에 감염된 폐에는 다양한 형태로 후유증이 남아있습니다. 폐심실에서 흉부에 이르기까지 흉부 전체 어디에서나 발견 가능하며, 석회화 결핵, 폐실질 내 공동, 기관지확장증, 기관지 흉막누공, 기흉 등이 있습니다. 드물게 결핵의 흔적에서 폐암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특히 공동 내에 진균종이 발생할 경우 대량 토혈될 위험이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중 객담(허위) 검사에서 마이코박테리아가 계속 검출되면 약물 내성 결핵이 의심됩니다. 약물 내성 결핵은 그동안 약물 순응도가 떨어져 불규칙한 약물 복용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처음부터 약물 내성 결핵에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약물 내성 결핵의 경우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복용하는 약물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제내성 결핵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약물 내성 결핵도 나타나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원인
결핵은 정의상 마이코박테리움 결핵에 감염되어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활동성 결핵의 원인으로는 최근 1년 이내 감염, 흉부 X선에 섬유성 병변이 있는 경우, 에이즈, 규폐증, 만성 신부전 및 투석, 당뇨병, 면역억제제 투여, 위장관 절제, 공막 우회술, 특정 장기 이식 시기, 영양실조, 중증 저체중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0년 8월부터 의사의 보고를 기반으로 한 결핵 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이 시작되었으며, 이후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신규 환자의 평균 연령은 40대 이상이며, 성별 발생률은 약 1.6:1로 남성이 다소 높습니다. 병태생리학적으로 결핵균에 의한 감염이 한 번 발생하면 이에 대한 숙주 면역반응으로 세포매개성 면역과 지연 과민반응이 일어나는데, T림프구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면역병리학적 병태생리에 따라 결핵을 소아결핵/성인결핵/면역억제 숙주결핵으로 구분하기는 하지만, 결핵균을 포함한 비말핵을 흡인하는 사람의 약 30%가 결핵균에 감염되고, 10% 정도만 결핵에 걸린다는 것은 결핵에 대한 숙주 감수성의 차이에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이 존재함을 시사합니다.
치료
결핵균은 산소 분압이 높은 환경에서 잘 증식하지만 일반 세균에 비해 증식 속도가 느리고, 대식세포에서 생존하면서 돌연변이를 통해 약물 내성을 획득하는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결핵 치료의 가장 큰 원리는 민감한 살균제를 선택하여 약물 내성을 예방하기 위해 다제 병용 요법으로 장기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며, 혈중 농도가 가장 높을 경우 1회 전용량 요법을 권장합니다.
과거 결핵을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이 없던 1950년대까지만 해도 결핵 환자들은 깨끗한 공기로 시골에서 회복하거나 감염된 폐를 강제로 붕괴시켜 공기와 닿지 않는 폐 속에 있는 결핵균을 폐쇄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항결핵제가 개발된 이후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꾸준히 복용하면 결핵이 완치될 수 있습니다.
현재 결핵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결핵제는 9~10종으로 이 중 항결핵제는 '1차 약제', 효능이 낮고 부작용이 심해 우선 사용하는 항결핵제는 '2차 약제'로 불립니다 일단 결핵 치료를 시작하면 복용 2주 후 기침, 발열, 무력감 등의 증상이 거의 사라집니다. 결핵약은 효과적인 약물 흡수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식사 1시간에서 30분 전까지 모든 약물을 한 번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결핵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핵약을 거르지 않고 매일 정확하게 복용하는 것이므로 가능하면 모든 약물을 한 번에 복용하는 것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속 쓰림, 발열, 관절통, 두드러기, 간기능 장애 등 결핵약 특유의 부작용을 경험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환자가 불규칙하게 약을 복용하거나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결핵균이 다시 증식하면서 증상이 재발하거나 경우에 따라 약에 내성을 가진 균이 출현하면서 병원을 다시 방문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현재 결핵 치료가 가능한 약이 10여 종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첫 번째 치료에서 결핵을 확실하게 치료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